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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영화 리뷰>#3 플립 (Flipped, 2010)

주관적인 평점 ★★★★★

 

 

“ '동상이몽'에서 '이체동심'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순수하게 그린 영화


1. 영화 소개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로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플립입니다. 영화 플립은 '웬들린 밴 드라닌'(Van Draanen, Wendelin)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요, 정말 많은 이를 울리고 웃겼으며 풋풋함을 선사했죠. 'Flipped'이란 '뒤집힌'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를 영화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사랑의) '얽히고 설킨'으로 받아들인다면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2010년 작품인데, 당시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영화를 접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결국 7년 후인 2017년에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되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그다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 또한 상황이 'Flipped, 뒤집힌' 것 같다고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절묘함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들은 극초반이나 중간에 지루한 상황이 여럿 있는데 반해 이 영화는 극초반부터 엔딩까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아마 이러한 특성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심지어는 로맨스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또한 이 영화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게 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플립'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평소 로맨스 영화를 즐겨보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만큼은 보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


2. 영화 기본정보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럴(줄리 베이커 역), 캘런 맥오리피(브라이스 로스키 역), 존 마호니(쳇 던컨 역), 앤서니 에드워즈(스티븐 로스키 역) 등

장르: 로맨스/멜로, 미국



3. 영화 줄거리 및 개인적인 감상 (결말 포함)


어느 여름, 브라이스의 가족이 줄리의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된다. 그런데 천진난만한 줄리는 브라이스라는 남자아이를 보자마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끌림을 느껴 이삿짐 나르는 것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줄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줄리의 행동을 기분 나빠한다. 줄리의 집착은 다음 장면과 같이 학교에서도 계속된다.


이렇게 줄리의 행동으로 인해 브라이스는 친구들에게도 공식 커플 취급을 당한다. 이다음 장면부터는 브라이스의 관점이 아닌 줄리의 관점으로 지금까지의 사건이 그려진다. 같은 상황에 대해 브라이스와 줄리 각각의 관점을 병렬적으로 그려낸 것, 즉 동상이몽에 대한 표현이 흥미로운 것 같다.


이렇게 둘은 서로 각각 다르게 생각을 했던 것이다. 즉 브라이스는 줄리를 피하려고 한 것이지만, 줄리는 브라이스가 부끄러워하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때부터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중학교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몇 가지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중 이야기 전개에 있어 핵심적인 사건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줄리는 마당에서 닭을 키우게 되었는데, 닭들이 달걀을 많이 낳아서 선량한 마음으로 브라이스의 가족에게도 달걀을 나누어 주게 된다. 그러나 브라이스 아버지의 줄리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으로 인해 가족들이 전부 이 달걀들을 안 먹게 되었는데, 브라이스는 이러한 사실을 줄리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대신 달걀들을 몰래 버리게 된다. 이는 다음에서 볼 수 있듯이 거짓, 계략, 기만적인 삶의 시작이 된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니 어쩌면 다행히도 이러한 브라이스의 위선은 들통나게 된다. 거짓이라는 베일로 감추어진 진실은 언젠간 벗겨진다는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브라이스의 거짓된 행동이 들통나자 그는 이번에는 너무나도 거짓 없이 말을 한다. 브라이스의 양극단적인 태도를 볼 수 있는데, 뭐든 극과 극은 안 좋은 법이다. 아무리 이러한 거짓된 행동이 들켰음에도 좋게 말을 할 수 있었을 것인데,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브라이스의 말을 듣고 큰 상처를 받은 줄리는 저녁 식사 때 가족들에게 털어놓은 뒤, 다음날부터 뜰을 가꾸게 된다.


 

 



줄리 가족의 이러한 저녁 식사 때의 대화 장면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자 매들린 캐럴의 연기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줄리가 가족들에게 사실대로 털어놓는 심정이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이를 털어놓는 줄리의 표정에서의 미세한 떨림, 그리고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한, 가족들에 대한 배려로 인해 움츠려있는 몸. 이러한 것들의 조합이 영화를 보는 나에게는 심장이라는 과녁을 꿰뚫는 화살이었다.
물론 후에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줄리는 브라이스에 대해 "부분보다 전체가 못한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더 이상 그를 좋아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이때부터는 브라이스가 줄리를 좋아하게 된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이 말을 고려한다면 브라이스와 줄리의 상황은 비극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결국 브라이스의 태도는 전환되어 그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길을 걷게 된다. 바로 줄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이때까지는 동화 같은 추억 속에 감추어져 있던 플라타너스 나무를 그녀의 뜰에 심는 것이다. 이로써 줄리도 그의 진심을 인정하게 되고, 둘은 길고 길었던 동상이몽의 여정을 마쳐 이체동심의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손의 접촉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했지만, 영화의 결론부에서는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4. 총평


줄리와 브라이스의 서로 같은 생각을 하기까지의 여정, 즉 비극에서 희극으로의 과정이 길다면 길었을 것이고, 짧다면 짧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동화적인 과정을 거쳐 동화적인 결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이 있었기에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순탄하지 않은 과정을 지켜보는 내내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고, 때로는 순수한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이러한 다양한 감정을 유발한 영화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말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