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평점 ★★★★☆
"모든 인물들의 입장이 이해되기에 비극적이지만 그럼에도 낭만적인 영화"
1. 영화 소개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원작은 영국의 작가 ‘조조 모예스’의 소설 ‘더 라스트 레터’로서 조조 모예스는 이미 영화로도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소설 '미 비포 유'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는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올랐고 이에 대한 많은 기사가 작성되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인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봤기에 원작과의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영화만 놓고 보았을 때 여러 면에서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통 고전에서의 '명작'의 판단 기준에 그 자체의 내용도 물론 포함되지만, 그보다는 내용을 '어떻게 서술'했는지에 따라 명작이냐 아니냐가 갈립니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 또한 '내용'만을 보았을 때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고 도덕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겉보기에 윤리적이지 않은 내용을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풀었다는 점과 영화의 구성의 측면에서, 즉 역순행적, 액자식 구성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시공간적으로 통합하는 적절한 구조가 쓰였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고 이는 다시 총평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영화 기본정보
감독: 어거스틴 프리젤
출연: 펠리시티 존스, 쉐일린 우들리, 칼럼 터너, 조 알윈 등
장르: 로맨스/멜로, 미국
3. 영화 줄거리 및 개인적인 감상평 (결말 포함)
우선 영화의 시작은 1965년 한 부부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아내 제니퍼 스털링은 위 사진과 같이 어떤 사고로 인해 얼굴에 흉터가 진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감상자에게 초반부터 이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2020년, 평범한 기자인 엘리는 여느 때처럼 기삿거리를 찾던 도중 한 편지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러브레터였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의 소중하고 유일한 사랑이여, 겁나는 거 알아요. 하지만 내게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는 거 믿어줘요. 앞으로도 절대 못 느낄 거예요. 난 당신의 일부만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어요. 그래서 뉴욕의 직장으로 가려고 해요. 금요일 저녁 7시 15분 매릴번 2번 승강장이에요. 함께 가요. 그 사람을 사랑 없는 결혼과 반쪽짜리 인생에서 구해줘요.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구해요. 거짓 없이 살아 숨 쉬는 이 영원한 감정을 놓치지 말아요. 물론 겁나겠지만 거짓 인생이 더 끔찍하잖아요. 우리는 행복할 수 있어요. 정말 행복할 거예요. 내 마음은 당신 것이고 당신이 내 희망임을 잊지 말아요. 당신의 부트가.'
이러한 러브레터에 흥미를 느낀 엘리는 이때부터 편지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과연 누구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로리는 그녀를 돕기 위한 조력자가 된다.
한편 영화는 다시 1965년으로 돌아오는데 이때부터 제니퍼의 얼굴에 있는 흉터가 왜 생기게 된 것인지에 대한 광활한 내용이 펼쳐진다.
6개월 전 제니퍼는 앤서니 오헤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둘만의 시간을 자주 보내게 된다.
둘은 처음 만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스털링 부부의 결혼 생활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티가 났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랑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물론 제니퍼는 '만족한다'는 답변을 하는데, 그러나 '행복하다'는 답변은 하지 않았다. 분명 '만족'과 '행복'의 차이는 클 것이다.
그렇게 제니퍼와 오헤어 두 사람은 둘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고, 비가 많이 오자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오헤어가 일종의 소꿉놀이를 제안한다. 눈을 감고 어떤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영화의 엔딩 장면을 이어주는 나름 비중있는 놀이이기도 하다.
한편 다시 2020년으로 돌아와서 편지를 더 찾던 엘리와 로리는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끌림을 경험한다. 사실 영화의 초반부터 이 둘이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왜냐하면 평범한 기자였던 엘리와 평범한 문헌보관소 직원이었던 로리와의 티격태격 장면이 상당히 많은 분량을 차지했고 마주치는, 그리고 마주칠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나는 '과거의 사랑이 연결해준 현재의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시 제니퍼와 오헤어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결국 오헤어는 제니퍼에게 함께 떠나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을 고려해 본다면, 제니퍼의 입장에서는 그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며칠동안 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엄청난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다. 생활과 명예에 대한 안정감에의 확실함과 이끌림과 욕망과 같은 충동으로서의 사랑에의 불확실함 사이에서.
결국 제니퍼는 후자를 택하게 된다. 그러나 급하게 가던 도중 제니퍼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따라서 제니퍼와 오헤어는 함께 떠나지 못하게 되고, 제니퍼는 본래의 가족의 늪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이는 바로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나왔던 어찌보면 평범한, 그러나 실정을 본다면 불행한 부부의 생활로 이어지고 또한 흉터의 원인을 밝혀주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떡밥을 회수하며 완결성을 띠게 되었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그리고 2020년, 엘리는 결국 편지 내용의 당사자들을 찾아 둘을 연결시켜준다.
이렇게 엘리의 도움으로 기적처럼 다시 만나게 된 둘은 예전 차 안에서 하던 일종의 소꿉놀이를 기억하며 반복하는데, 이는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영화의 엔딩으로 이어진다. 앞서 말했듯이 눈을 감고 어떤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하는 것이 소꿉놀이의 내용인데, 엔딩 장면은 이처럼 "이랬다면 더욱더 행복했을 텐데" 라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결국 편지로 인한 제니퍼와 오헤어의 만남, 그리고 편지는 그들에게는 진실한 의미의 재회였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유일한 접촉점이었던 것이다.
4. 총평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일종의 금지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또한 명작에 해당하는 고전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것들은 내용으로써 그 범주에 들어간 것들이 아니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어떻게 전개를 해 나갔느냐에 따라 범주에 속하고 배제되는 것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내용으로 판단할 것이 아닌 그에 대한 구성 방식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적절한 연출 방식, 과거의 사랑이 현재로 이어지는 개연성,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촉발되는 또 하나의 사랑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뜻깊은 영화'의 범주에 속할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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